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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탄자니아 선교사’ 차성원 목사 부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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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0.08.1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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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기술훈련센터 세워 자급사역자 양성 ‘비전’
차성원 선교사는 탄자니아에 ‘평신도 기술훈련센터’를 건립해 자급사역자를 양성하겠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 비자 갱신도 문제 ... ‘평신도 기술훈련센터’ 건립이 우선
코로나19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다. 바로 비자 갱신이다. 이들은 벌써 9년째 탄자니아에서 봉사하고 있다. 2012년에 파송돼 한 차례 연장했고, 올해가 그 마지막 해다. 북아태지회에 3년을 더 연장 신청한 상태다. 그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층 강화된 자국민우선 정책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2015년 취임한 마구풀리 대통령은 5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은 자신의 모든 사업을 현지인에게 이양하고 탄자니아를 떠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관련 법안이 올해부터 발효되는데, 하필 차 목사 가족의 비자 갱신과 때가 맞물려있다. 게다가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제재의 정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국내 정세도 불안정한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선교사들이 추방당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심지어 차 목사 가족은 지난달 이민국으로부터 비자 연장이 거절됐다. 이번에도 거주자 비자가 아닌, 관광 비자로 들어갔다. 그동안 비자 때문에 골치 아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왠지 문제가 첩첩산중인 것 같아 염려가 크다. 탄자니아연합회에서 당국에 재검토를 요청하며,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만큼 기도가 절실하다.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답답하죠. 환경적으로 예전과 너무 많이 달라져 걱정이에요. 하지만 ‘역전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주님이 허락하시면 저희가 더 오래 머물며 일할 수 있을 거예요. 끝까지 그들과 협력해 사역하겠다는 게 저희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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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비자이기 때문에 당분간 특별한 선교사업을 펼치기 어렵지만, 이들의 계획과 비전은 분명하다. 그중 핵심은 ‘평신도 기술훈련센터’ 건립이다. 사역자들이 ‘오른손에는 성경을, 왼손에는 기술을’ 들고 나가 자급자족하면서 헌신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자동차 정비, 운전면허, 전기, 요식업 등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이다.

당초 지난 4월 개관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모든 절차가 중단됐다. 사전 시찰을 나온 정부 관계자로부터 모든 시설이 잘 완비됐다며 기대를 받던 터라 더욱 아쉽다. 아직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공부를 하고 싶다며 등록하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하루 빨리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이 센터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게 부부의 일차적 숙제다.

■ “코로나 시대, 해외선교는 현지인 중심 되어야”
세계선교의 최일선에 서 있는 차성원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촉발로 인해 당분간 해외선교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전처럼 봉사대를 꾸려 단기선교를 가기도 어렵고, 현지에서도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이 커져 그리 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중과 뒤섞여 접촉하는 일은 가급적 꺼릴지도 모른다. 그는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사역의 시대가 됐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현지인 중심의 선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선교도 마찬가지지만, 제일 중요한 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전하는 ‘1:1 선교’인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현지인 중심의 전도를 펼쳐야 합니다. 주민들과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선교인으로 훈련시켜야 해요. 그래서 최대한 함께 돕고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 그게 가장 우선적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인 중심의 전도가 효과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평신도 기술훈련센터’ 건립도 그런 맥락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실효적 방법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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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약속한 시간이 다 됐다. 인터뷰를 마치며 ‘혹시 국내외 교회와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번에도 성경을 폈다.

“시편에서 다윗은 ‘우리를 안전케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의 안전과 건강을 걱정하십니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기적을 맛보기 위해 들어가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이 기도해 주신다면 저희는 그 힘에 의지해 맡겨진 사역에 충실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보호아래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하지만,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최송화 사모도 인사를 건넸다.

“탄자니아 소식에 함께 눈물 흘리며 마음을 모아주신 고마운 분들이 계셨습니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고, 코로나로 생명마저 위협받는 시기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먼 나라의 형제자매를 위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 귀한 사랑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손을 대신해 부족하나마 저희가 돕는 손길이 되려 합니다. 많은 도움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저희와 탄자니아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 “사랑하는 딸들아! 너희는 자랑스런 선교사란다”
탑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부부는 ‘감사하게도’ 하늘 길이 열렸다고 되뇌었다. 자신들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리고, 고대하던 선교지 복귀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워진 발걸음을 지울 수 없었다. 두고 가는 가족 때문이다.

“저희는 가족도 선교사라고 생각해요. 탄자니아에서 ‘오늘은 오지로 들어갑니다’라고 전화 드리면 부모님은 그날부터 저희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함께 기도하세요. 위험한 비포장도로를 몇 시간씩 달리고, 험준한 산과 거친 강을 건너야 할 때마다 노심초사하며 우리를 위해 그 시간에도 깨어 기도하고 계실 부모님과 가족을 떠올려요. 그 힘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결코 저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선교사에요”

그랬던 부모님도 이번에는 ‘포기’했다. 친한 동료 목회자가 숨을 거뒀다는 소식을 듣고, 선교지의 상황이 점차 악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선 안 되는 줄 알면서도)부모님 앞에서 자주 눈물을 보였다. 돌아갈 비행기 편이 없어 기다리는 동안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딸을 보며 어머니는 “차라리 지금 당장이라도 탄자니아로 돌아가 그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순교하는 편이 낫겠다”시며 특별기를 보내달라고 기도하자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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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조건이 있었다. 아이들만큼은 한국에 두고 가는 것이었다. 당초 네 식구 모두의 항공권을 예매했던 차 목사도 부모님의 만류를 꺾을 순 없었다. 오랜 가족회의 끝에 아이들은 처가(장인 최상조 장로, 장모 윤숙희 집사)에 부탁하기로 했다.

네 살에 엄마 아빠 품에 안겨 떠났던 은하와 은총이 쌍둥이 두 딸은 벌써 열세 살이 됐다. 아이들은 탄자니아보다 훨씬 편하고 좋은 한국에 있으면서도 틈만 나면 그곳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그곳 뉴스를 찾아보고, 그곳의 음식이 먹고 싶다며 그리워했다. 그런 딸들을 볼 때마다 고맙고 미안했다. 탑승구에 들어서는 부부에게 혹시 두 딸에게 전하고 싶은 인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들의 목소리에 약간의 물기가 묻어 있었다.  

“사랑하는 은하, 은총아! 너희는 엄마 아빠보다 더 훌륭한 선교사야. 너희는 진짜 선교사란다. ‘한 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라는 말처럼 너희들이 앞으로도 평생 선교사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엄마 아빠는 그렇게 믿고, 기도할게. 너희가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단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렴. 사랑한다~”

차성원 목사 부부가 탄자니아로 출국한 날.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8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더욱 심각한 것은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하며 바이러스의 재확산과 사태 장기화를 경고했다.

■ 탄자니아 차성원 선교사 후원 계좌
농협 302-0030-4966 91(예금주: 차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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